얼마 전 직장을 갑자기 잃게 되었다.
계약기간은 1년이었는데 6개월만에 그렇게 되었다.
사실 나 혼자 직장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사실 고용주 입장에선 내 자리가 ‘알바’, ‘파트타임’ 자리였던 거라 쉽게 잘라낼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커리어를 바꾼 후 첫직장이었고 그만큼 진심으로 일했기 때문에 갑작스런 권고사직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이제는 객관적으로 내 자리를 인식하고 그만큼만의 마음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권고사직의 이유가 나의 잘못이 아닌 회사 운영난 때문이고, 파트가 아닌 풀타임으로 제의를 받긴 했으나 조건과 명분이 안맞아서 거절하였다.
처음에 느낀 1차 감정은 권고사직이라는 충격과 다음 직장을 구할 막연한 두려움이었지만 더 깊이 생각해보니 그 안에 있는 2차 감정(진짜 감정)은 현재 나에게 딱 맞는 조건을 놓치기 싫었던 마음과 다시 직장을 구하는 고생을 해야한다는 귀찮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재앙화 사고와 우울함에 사로잡혔던 나는 검색 중 법상스님을 알게 되었고 모든 괴로움이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란 걸 몸소 느끼게 되었다.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반야심경에 나오는 구절인데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색은 즉 공이다 (& 그 반대)
즉, 물질로 대변되는 색과 비어있는 공, 둘 다 구하되 결코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반야심경은 지혜로 건너간다는 뜻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반야심경을 외우기까지 했던 나는 이제야 그 진정한 속 뜻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앞으로 있을지 모를 불행과 괴로움 속에서 살아갈 때 지녀야 할 마음의 태도를 하나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나는 현실을 벗어나고자 외곽의 시골 한옥마을로 기분전환을 하러 간다.
왠지 이렇게 퇴사 후에는 어디론가 떠나 리프레쉬 하고 싶은데 사람 마음인가 보다.
조용한 한옥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와 친구도 만나고 옷도 사고 위로도 받아봤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충격에 휩싸였던 마음을 조금 누그러뜨려 주긴 했지만 문제의 본질을 해결해주진 않았다.
다시 힘을 내서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이 해결책이고 이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음을 깨달았다.
다시 구인구직 사이트를 뒤져 나의 입맛에 맞는 곳을 찾아보고 지원을 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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